본문 바로가기


 
구분ICT
작성일2017-11-21 11:31:40
제목"블록체인의 시대...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할 것"

새로운 거래 시스템인 ‘블록체인’이 기업 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심형섭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영학부 교수는 16일 한국증권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에서 ‘블록체인과 기업지배구조’라는 주제로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블록체인이란 공공 거래 장부로 가상 화폐를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기존 금융 회사의 경우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반면,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는 가상 화폐 거래 기술로 활용되지만 금융·증권 거래 서비스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많은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심 교수는 뉴욕대학교 데이비드 여맥 교수의 연구를 소개하며 블록체인이 기업 지배구조에 가져다 줄 변화를 짚었다. 여맥 교수는 ▲회계 투명성 증가 및 기업의 공시 부담 감소 ▲기업의 소유권에 대한 투명성 증가 ▲기업의 자금 조달 ▲주주총회에서 투표에 의한 의사 결정 기능의 개선 ▲경영자의 자기 이해 충족형 행동 감소 ▲인수합병과 같은 기업의 경영권 시장에의 영향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심 교수는 역시 회계 투명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기업의 공시 부담이 감소될 것이라 예측했다. 회사는 비즈니스 거래 내용을 실시간으로 블록체인에 공개하게 되고 이를 사후에 임의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회계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상장회사의 투명성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상장회사들은 상장회사가 져야 공시 의무 등 각종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데 정규 거래소보다 부담이 없는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 시스템으로 유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사례로 미국 나스닥의 린큐(LINKQ)와 호주의 ASX(Australian Stock Exchange)를 소개했다. 

크라우드펀딩이나 P2P대출과 같은 직접 금융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현상으로 제시했다. 그 사례로 자금 조달을 원하는 비상장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를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자금을 지원받는 ‘초기 코인 오퍼링(Initial Coins Offerings)’을 들었다. 

주주총회의 위임 투표 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투표자 목록, 투표 결과 등을 부정확하게 집계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선거 결과의 정확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영자의 행동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에서 지분 거래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지게 되는데 이 경우 경영자들이 더욱 신중하게 지분을 거래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경영자들이 자신의 보상을 늘리기 위해 활용했던 주식옵션의 수여와 행사, 주식의 무상증여를 위한 소급 적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 행동주의 투자자들과 기업 매수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심 교수는 “투명성의 증가는 은밀히 피인수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보다 어렵게 하면서 행동주의 투자자들과 기업 매수자들에게 불리할 것”이라며 “회사의 경영자들에게 영향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이사회 이사 선임과 같은 적극적인 경영 참여 보다는 주식 매도를 통한 강력한 응징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증권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왼쪽 네번째)가 사회를 맡은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16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증권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왼쪽 네번째)가 사회를 맡은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한편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핀테크 정책에 대한 평가와 제언이 이어졌다.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영국 FCA, 싱가포르 통화청 등은 핀테크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순환보직 등의 문제로 전문성이 없어 뒷북만 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나 금감원은 흩어져 있는 기능을 모아 핀테크 총괄 부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국내 핀테크 서비스 중 일부는 시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금융 수출을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봐야 한다”며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을 테스트베드 삼아서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또 “가상화폐의 경우 실수요가 나오기까지 구체적인 법규 제정이 가능하다”며 “그때까지 시간을 갖고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홍민 금융위원회 과장은 “당국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이 제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술 전담 부서를 새롭게 운영하려고 하고 있고 전문가와 서로 소통하는 채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상통화 이슈에 대해서는 “가상통화 거래는 현재 생산적이지 않고 단기 수익과 차익을 노리고 있다”며 “더욱이 가상통화를 자산, 또는 상품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는 세제 당국, 외환 당국의 개별법에 이슈가 있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김유정기자, 조선비즈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6/2017111602842.html#csidx7298ea15bb64e6e9be5f5804d5d3d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