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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Energy
작성일2017-06-07 15:20:35
제목'LS산전 R&D캠퍼스' 대용량 제로에너지빌딩 ‘바로미터’

1MW급 태양광 ESS PCS·배터리가 핵심
이용자 중심 기술 구현으로 상용화 앞장



외관만 봐서는 알 수 없다.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LS산전 R&D 캠퍼스는 직선거리 280m 앞에 있는 LS타워와 별차이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지하 1층 건물 에너지 관리 종합상황실에 들어선 순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현황판 속 숫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1MW 규모의 PCS를 중심으로 건물과 ESS 배터리가 주고받는 전력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각 계통이 하나의 시스템에 연결돼 실시간으로 관리·통제되는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건물의 실체다.

지난 2015년 3월 신축된 LS산전 R&D 캠퍼스는 국내 최초로 BEMS 설치 인증을 받은 건물이다. LS산전 측은 이를 위해 건축 계획 단계부터 에너지공단의 컨설팅을 받아 건물을 구축했다.

무엇보다도 이 캠퍼스가 관심을 끄는 건 본 건물이 기술 시연을 위한 전시관이 아닌, ‘실사용’을 목적으로 구축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달 30일 오후에도 건물 곳곳에선 LS산전 연구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50kW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건물 외부엔 지열 설비도

건물 옥상에 올라보니 길이 60m의 패널이 작열하는 5월의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전력을 생산 중이다.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는 건물 사용 전력의 10% 가량을 생산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금일 발전량 191.1kWh’, 옥상에도 설치된 실시간 현황판이 태양광 설비의 발전량을 알려준다. 여기에서 산출된 정보는 곧장 지하 1층 상황실로 전달돼 실시간 건물 에너지 관리에 사용된다.

“생산량 자체가 많은 건 아니지만, 자체 설비를 통해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계통 연결만 확실히 이뤄지면 이후 지어지는 건물엔 좀 더 대용량의 발전 설비도 구축할 수 있겠죠. 이곳은 그러한 계획의 축소판인 셈입니다.”

연영호 LS산전 연구개발본부 팀장은 길게 뻗은 태양광 설비를 가리키며 말했다. 건물 외부 도로 바닥에 설치된 지열 발전 설비 또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발전 설비를 BEMS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건물의 심장부, ESS 배터리·자체개발 PCS

태양광 설비가 생산된 에너지가 이동한 길을 따라 지하 3층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건물 지하 3층엔 BEMS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ESS 배터리와 LS산전의 자체 브랜드 엔게더(EnGather)가 자체개발한 ESS PCS가 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3평 남짓한 공간에 설치된 ESS PCS가 시선을 잡아끈다. 건물 전체 전력을 관리하는 장비임에도 아담한 규모가 인상적이다.

연 팀장은 “계속된 개발 끝에 유사 장비들보다 30% 크기를 줄인 PCS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최대 440Vac의 출력을 낼 수 있는 98% 수준의 고효율 PCS는 캠퍼스 BEMS 구현의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ESS PCS가 건물 운용과 직결된다면 1MW 규모의 ESS 배터리는 생산 에너지 저장과 함께 건물의 안정성을 담당한다. 이 캠퍼스의 경우 일반 건물이 단전 시 디젤 발전기를 비상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ESS에 저장된 에너지를 비상동력으로 사용한다. 유사 시 에너지 대체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0초. 덕분에 LS산전 R&D 캠퍼스는 ‘비상전원계통부하 사용 건물 1호’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BEMS에 적용된 기술만 십 수개…이용자 중심 기술 구현이 핵심

화장실에 들어서자 천장에 달린 센서가 사용자를 인식해 자동으로 조명을 켜고 끈다. 이미 보편화한 기술이라 놀랄 것도 없었지만, 건물 9층에 오르자 이내 생각이 달라진다. 회의실, 복도 전체가 실시간으로 기자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것이다.

실제로 빈 회의실을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서자, 기자가 움직이는 범위만큼만 조명들이 켜고 꺼졌다. 지하주차장에서 사용되는 LED디밍 기술이 건물 내부에도 도입된 것. 건물의 대기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전력이 공급되는 모든 곳에 ‘센서’가 달려있습니다. 사용자 편의를 고려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게 제로에너지빌딩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합니다.”

대기질·온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온도·습도 조절 시스템, 조도를 감지해 자연광을 최대한 건물 내부로 유입시키는 자동 블라인드 등은 신기술을 일상에 녹여냈다는 게 연 팀장의 설명이다. LS산전 R&D 캠퍼스가 업계뿐만 아니라 학계에서까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더 가까워진 제로에너지빌딩…건축계 대변혁 예고

LS산전 R&D 캠퍼스와 같이 BEMS를 활용한 건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사전적인 의미의 제로에너지빌딩과는 거리가 조금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건물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합산해 에너지 소비량이 최종적으로 영(Net Zero)이 되는 제로에너지빌딩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구현이 어려운 탓이다. 

LS산전 측은 이 캠퍼스의 의미를 기존의 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데서 찾고 있었다. OA/TC(Office Automation/TeleCommunication)와 BAS(Building Automation System)를 결합한 게 IBS라면, BEMS는 여기에 스마트그리드를 결합해 건물 에너지 관리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것이다.

파리협약 이행에 따라 건물 건축에서도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가 중요해짐에 따라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제로에너지빌딩 확산을 위해 계약전력 1000kW 이상을 사용하는 공공기관의 ESS·BEMS 설치를 의무화했다. 또한 오는 2020년엔 공공 부문 건물에, 2025년엔 민간 부문까지 제로에너지빌딩 건축이 의무화된다.

현장을 떠나는 기자에게 연 팀장이 마지막으로 던진 한 마디는 LS산전 R&D 캠퍼스가 열어젖힌 제로에너지빌딩 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져왔음을 실감케 했다.

“디젤차가 전기차로 진화하고 있듯이, 건물도 진화합니다. 그 출발점이 바로 LS산전 R&D 캠퍼스랄까요.”



출처: 김광국 기자, 전기신문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496627773145153004